90승 동안 없었던 4연패가 KS에서 나오다니, KT의 허무한 가을 [IS 냉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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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승을 쌓는 동안 한 번도 없었던 4연패가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나왔다. 정규시즌을 구단 최초의 10연승으로 마친 KT 위즈가 한국시리즈(KS)에서는 4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긴 시즌 내내 보여준 강팀의 힘이 마지막 승부에서 사라졌다.KT는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6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1-12로 패했다. 1차전 승리 뒤 네 경기를 내리 내주면서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했다. 정규시즌 1위 팀이 KS 우승을 놓친 것은 2018년 두산 베어스 이후 8년 만이다.정규시즌의 KT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었다. 90승 5무 49패, 승률 0.647로 2위 삼성에 8경기 앞선 채 시즌을 마쳤다. 패배가 길게 이어지기 전에 흐름을 끊었고,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4연패는 한 차례도 없었다. 시즌 막판에는 오히려 구단 역대 최다인 10연승을 달리며 90승 고지까지 밟았다. 우승 후보로 꼽힐 만한 성적과 마무리였다.구단도 사령탑에게 힘을 실었다. KS를 준비하던 지난달 19일 이강철 감독과 3년 총액 34억원에 재계약했다. KBO리그 역대 감독 최고 대우였다. 정규시즌에서 확인한 경쟁력을 KS 우승으로 이어가는 것이 남은 과제였다.
출발부터 불안한 징후는 있었다. 1차전에서 8-0으로 앞서고도 8-7까지 쫓겼다. 승리를 챙겼지만 삼성 타선의 기세를 완전히 꺾지는 못했다. 이어 2차전에서는 연장 12회 승부 끝에 2-3으로 패했다. 선발 고영표가 7이닝 1실점으로 버텼으나 타선이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충분히 보태지 못했다. 마지막엔 실책으로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했다. 시리즈 균형을 허용한 채 대구로 향한 KT는 끝내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3차전까지 내준 뒤에는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4차전에서 장진혁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앞섰지만, 곧바로 1회 말 6점을 내줬다. 선발 로건 앨런의 난조에 안현민의 매끄럽지 못한 수비까지 겹쳤다. 추격으로 점수 차를 좁히고도 다시 적시타를 맞으며 5-10으로 패했다. 투수가 버티면 타선이 풀리지 않았고, 타선이 점수를 내면 마운드와 수비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벼랑 끝에서 맞은 5차전도 비슷했다. KT는 안타와 작전으로 기회를 만들어 3회 초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이어진 3회 말에서 대니엘이 삼성 중심타선에 연속 안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4회부터 2차전 선발 고영표까지 투입했지만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무너진 것은 수비였다. 5회 말 유격수 권동진의 포구 실책으로 시작된 위기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연속 안타로 실점이 이어졌고, 병살을 노릴 수 있었던 강민호의 땅볼 때도 권동진이 송구를 놓쳤다. 한 이닝에만 8점을 내준 KT는 반격의 힘을 잃었다. 정규시즌 내내 피했던 4연패는 그렇게 우승을 내주는 결과로 돌아왔다.투수 운용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1차전에서 8-0으로 앞선 상황에 로건을 투입했으나 추격의 빌미를 내줬다. 이후 손동현, 김정운, 오원석 등 불펜 투수들을 올리고도 2점 차까지 쫓기면서 마무리 박영현까지 투입해야 했다. 삼성 타자들은 KT 불펜을 상대로 점수를 쌓으며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이 분위기는 이후 시리즈에도 이어졌다. 삼성이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흐름을 끊으려 했다면, KT는 위기가 커진 뒤에야 움직이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타 투입 시점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철 감독도 경기 후 “정규시즌 첫 90승을 거두고 10연승도 해냈지만, KS에서 우리 팀 본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끝내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는 어쩔 수 없었지만 대타 등 다른 부분은 내 대응이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벤치의 판단도 돌아봤다.90승의 성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연패를 끊고 다시 승리를 쌓아갈 시간이 주어졌던 정규시즌과 달리, KS에서는 한 번 넘어간 흐름을 되찾지 못한 대가가 컸다. 투타의 엇박자에 수비 불안과 늦은 대응까지 겹쳤다. 10연승으로 정규시즌을 끝낸 KT의 가을은, 시즌 내내 없었던 4연패로 막을 내렸다.대구=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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