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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65) 이시하의 승부수 ‘K팝은 잘나가는데, 저작권료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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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p20260225000274.440x.0.jpg 보아의 일본 오리콘, 원더걸스의 빌보드 차트 진입 그리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시절만 해도 한국 가수가 해외 차트에 이름을 올린다는 사실 자체가 큰 뉴스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음악시장의 변방이 아닌 글로벌 대중음악의 주요 흐름을 이끄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달라진 것은 글로벌 위상만이 아닙니다. K팝 히트곡 제작에 해외 작곡가·프로듀서가 참여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 되었고, 국내 무대의 문을 두드리는 외국인 아티스트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JTBC ‘싱어게인4’ 준우승으로 실력을 입증한 필리핀 국적의 그윈 도라도, 한국의 옛 가요를 재해석해 사랑받는 중국인 인플루언서 진진경이 있고 일본 밴드 노벨브라이트 메인 보컬 타케나카 유다이는 MBN ‘현역가왕’ 출연으로 국내 인지도를 쌓은 뒤 KBS2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이처럼 음악산업의 국경이 빠르게 허물어지는 가운데, 이시하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회장이 아시아·태평양 음악창작자연맹(APMA) 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2016년 출범한 APMA는 한국과 일본, 호주, 중국, 인도 등 22개국의 음악 창작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아·태 지역을 대표하는 국제 음악 창작자 연맹입니다. K팝의 성공으로 세계 음악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높아진 만큼, 창작자의 권익을 다루는 국제 무대에서도 한국 음악계가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가게 된 것입니다.이시하 회장을 만나서 APMA 의장 선출에 대한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습니다.◇ ‘데이터 통합’과 ‘글로벌 송캠프’이 회장은 아시아 각국의 음악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현지 반응이 달라진다며 높아진 국격을 실감한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인이 APMA를 이끄는 것은 윤명선 전 회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이 회장은 윤 전 회장이 아시아 창작계와 다져둔 교분이 이번 선거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과거의 아쉬움이나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APMA 의장이라는 직함을 아시아 창작자의 권익을 위해 어떻게 실질적으로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이 회장이 내놓은 아시아 저작권 환경 개선의 핵심 키워드는 ‘데이터 통합’입니다. 각국의 저작권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입니다.실제 취임 직후 국내 6개 음악권리자 단체와 함께 상생위원회를 발족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 다른 권리를 관리하는 6개 단체가 ‘하나의 곡이 어디서 얼마나 사용됐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단체를 하나로 합치지 않더라도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연계하고 매핑하는 작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국가 간 경계를 넘어가면 데이터 형식과 전산화 수준이 제각각이라 정보 교환이 훨씬 까다로워진다는 점입니다. 이에 이 회장은 국내 6개 단체의 데이터 연계를 먼저 안착시킨 뒤, 검증된 한국형 저작권 관리 모델을 회원국에 제안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습니다. 이미 중국음악저작권협회(MCSC)와 중국 내 음악 이용 정보의 관리 체계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며, 현지 음악 플랫폼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신뢰도 높은 저작권 관리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4월 중국 방문 당시만 해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컸지만 현재는 논의가 상당히 진전된 상태이며,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민간 차원의 협력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나아가 이 회장은 K팝 히트곡에 해외 작곡가들의 비중이 커진 현실을 짚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창작자들이 세계 무대에 참여할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글로벌 송캠프’입니다. APMA 회원국 작곡가들이 세계적인 프로듀서들과 협업할 기회를 만들고, 인도나 베트남처럼 잠재력이 큰 시장에 진출하려는 신진 창작자들에게 APMA를 교두보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좋은 곡이 나오고, 시장이 커지며, 그 결실을 정확하게 회수하는 선순환 구조. 데이터 통합과 송캠프는 바로 이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함께 맞물려 돌아가야 할 두 축이라는 것입니다.◇ “임기 내 회원들이 체감하는 저작권료 환경 만들 것” KOMCA 회장으로 보낸 첫해를 돌아보며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는 지난 8월 넷플릭스와의 5년 치 음악 사용료 징수 협상 타결을 꼽았습니다. 이 회장은 애플뮤직, 유튜브와의 협상도 마무리 단계라며, 내년 저작권료 분배 과정에서 회원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AI 활용 음악의 등록 기준을 아직 명확히 수립하지 못한 현실을 언급하며 답답함도 토로했습니다. 선거 당시 발표한 공약집을 수시로 짚어본다는 이 회장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며 반성의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1년 전 필자와의 첫 인터뷰를 떠올리며 하루하루가 절박하다고 말하는 그의 한마디에는 협회와 아시아 음악계를 향한 앞으로의 각오가 담겨 있었습니다.“저희, 더 잘할 수 있거든요. 국민이 보기에 ‘저작권협회는 참 공정하고 일 열심히 하는 곳이구나’, 회원들이 느낄 때 ‘문턱도 낮고 정말 회원들을 끔찍이 생각하는 친절한 곳이구나’ 하는 소리를 꼭 듣고 싶습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무대에서도 그렇게 인정받는 협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이시하 회장의 APMA 의장 선출은 우리 음악계가 국제 저작권 논의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다만 그 기회가 창작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성과가 말해 줄 것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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